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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왜 우리는 ‘부끄러움’을 느끼고도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가?

     

    “그 순간에는 분명 부끄러웠다. 진심으로 반성했고, 다시는 그러지 말자고 다짐도 했다.
    그런데 며칠 지나고 나면,
    나는 또 예전의 나로 돌아가 있다.”

    이런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겪습니다.
    그리고 많은 부부 상담 현장, 특히 ‘이혼숙려캠프’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그 반복의 아이러니가 극적으로 드러납니다.
    역할 심리극을 통해 자신의 말과 행동을 객관적으로 마주한 순간, 대부분의 사람은 감정적으로 무너지고,
    진심 어린 반성과 눈물을 보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숙소로 돌아간 뒤에는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갑니다.
    그 반성은 어디로 갔을까요?
    그 부끄러움은 가짜였던 걸까요?

     

     

     

     

    2. 감정은 ‘순간의 반응’이고, 변화는 ‘반복의 구조’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반성과 감정은 ‘진짜’였지만, 변화에 이르기엔 ‘불충분’한 조건이었습니다.

    감동, 눈물, 부끄러움—all 진짜입니다. 하지만 이 감정들은 정서적 반응(emotional reaction)일 뿐,
    우리가 진짜 바뀌려면 그 감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행동 패턴을 ‘의식적으로 반복 훈련’해야 합니다.

     

     

    3. 인간은 왜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가는가? (뇌과학적 이해)

     

    1) 뇌는 변화보다 반복을 선호하는 구조다

     

    인간의 뇌는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자동화 시스템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특정 방식으로 말하고, 반응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습관은 모두 오랜 시간 형성된 ‘신경 회로’에 따라 자동 실행됩니다.

     

    이 자동화된 경로를 바꾸려면 새로운 회로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강화해야 합니다.


    단 한 번의 통찰이나 반성은, 그 새 회로를 겨우 ‘만들어 놓는’ 데 그칠 뿐,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금세 사라지고,
    뇌는 다시 원래의 익숙한 루트를 선택합니다.

     

    ✔ 뇌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지만, ‘스스로 변화를 선택하지는 않는다’.
    변화는 의식적인 반복을 통해서만 유지된다.

     

     

    2) ‘부끄러움’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 '사회적 감정'이다

     

    부끄러움은 사회적 맥락 속에서만 강하게 작동하는 감정입니다.

    즉, 누군가가 보고 있을 때, 또는 내가 공개적으로 평가받고 있을 때,

    우리의 뇌는 사회적 기준을 벗어난 행동에 대해 감정적으로 반응합니다. 하지만 이 감정은 ‘공간’과 ‘상황’에 매우 민감합니다.

    • 캠프에서, 심리극을 보면서는 사회적 시선이 느껴집니다.
    • 심판대 위에 있는 듯한 상황에서 뇌의 도덕적 판단 영역이 활성화됩니다.
    • 그러나 집으로 돌아오면 그 긴장은 사라지고,
      다시 기본모드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즉 자기중심적인 사고 상태로 복귀합니다.

     

    ✔ 부끄러움은 진짜였지만, 그 부끄러움을 유지시켜줄 ‘환경’과 ‘행동 구조’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다시 익숙한 자기 자신으로 돌아갑니다.

     

     

    4. 그렇다면 변화는 불가능한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모든 원리를 제대로 이해할 때,
    우리는 ‘왜 변화가 어렵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분명히 알게 됩니다.

     

    1) 변화란, 감정의 힘이 아니라 훈련된 뇌 구조의 힘이다

    • 감정은 변화를 시작할 수 있는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
    • 그러나 그 감정을 반복 가능한 행동으로 설계하지 않으면,
      그 변화는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 뇌는 익숙한 회로로 돌아가려는 본능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반복을 통해 새로운 회로를 강화하고 자동화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훈련으로 본능을 넘어서야 합니다. 
    변화는 감동이 아닌 시스템의 문제이며, 감정이 아닌 습관의 문제입니다.

     

    5. 결국, 이것은 부부만의 문제가 아닌 인간의 숙제

     

    부부 관계는 인간 심리의 집약체입니다. 
    자기 방어, 공감의 한계, 무의식적 패턴, 반복된 상처—
    이 모든 것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부부 갈등을 대할 때
    우리는 단지 “상대가 왜 이래?”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나는 왜 반복하는가?”, “나는 어떻게 훈련될 수 있을까?”를 물어야 합니다.

    ✔ 부부 문제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진 ‘감정과 습관의 경계’에서
    자신을 얼마나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 마무리하며... 

    “사람은 반성할 수 있지만, 반복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
    감정은 지나가고, 습관은 남는다.
    그래서 변화는 감정이 아니라, 훈련된 습관의 결과다.”

     

    2025.05.18 - [분류 전체보기] - 이혼숙려캠프_감정 하이재킹이란?(뇌의 메커니즘)

     

    이혼숙려캠프_감정 하이재킹이란?(뇌의 메커니즘)

    💔 “그때는 정말 반성했는데, 왜 또 같은 실수를 할까?”— 감정 하이재킹과 뇌의 메커니즘을 통해 보는 부부 갈등의 진짜 이유 “진심으로 미안했어요. 다시는 안 그런다고 생각했어요.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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