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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라우마_과거에 머문'뇌'

     

     

    과거에 머문 뇌, 오늘을 살아가는 나

     

    "내가 트라우마가 있다고? 설마... 나는 그냥 평범하게 살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트라우마라고 하면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충격적인 사건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트라우마를 트라우마라고 인지하지 못한 채 일상 속에 녹여낸 채 살아가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바로 우리의 뇌가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트라우마를 인지하지 못하는 이유: 뇌는 '지금'이 아니라 '그때'에 반응한다

     

    인간의 뇌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었을 때, 그것을 있는 그대로 기억하는 대신 '생존에 유리한 방식으로 재구성'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뇌의 방어기제 중 하나로, 편도체(amygdala)는 위험을 감지하고 경고하며, 해마(hippocampus)는 기억을 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트라우마 상황에서는 이 두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기억이 왜곡되거나, 시간적 맥락 없이 저장되기도 합니다.

     

    즉, 뇌는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때의 사건을 지금처럼 반응합니다. 과거에 머문 뇌는 현재에도 여전히 위협이 존재한다고 믿고, 우리 몸과 감정을 반응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부모에게 반복적으로 감정적인 상처를 입은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지만, "나는 원래 낯을 많이 가려서 그래"라며 그 원인을 외면하거나 합리화합니다. 실제로는 회피성 성향이나 과도한 경계심이 과거의 트라우마로부터 형성된 반응일 수 있습니다.


    감정보다 먼저 반응하는 것은 몸이다

     

    트라우마는 단순한 기억이 아닌 몸 전체에 남는 신경계 수준의 흔적입니다. 그래서 트라우마를 떠올리는 자극 앞에서 몸이 먼저 반응합니다. 갑자기 숨이 가빠지거나, 심장이 뛰거나, 말문이 막히는 등의 반응은 의식보다 빠르게 신체가 보내는 '위협 감지' 신호입니다.

    나는 오늘을 살고 있지만, 내 뇌는 어제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왜 특정 상황에서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왜 반복적으로 감정적인 패턴에 빠지는지 알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그냥 성격인 줄 알았어요."

     

    사실은, 그것이 '무의식 속 트라우마의 반응'일 수 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건 왜 이렇게 어려울까?

     

     

    오늘 하루 당신은 얼마나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졌나요? 우리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정신없이 하루를 시작하고, 업무, 관계, 생활의 루틴 속에 쫓기듯 살아갑니다. 그렇게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나'를 마주하는 일은 가장 쉬운 듯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일이 됩니다.

     

    감정을 정리하려다 말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혹은 별일 아닌 것처럼 스쳐 보내며 우리는 자신에게 말을 걸 기회를 놓치곤 합니다. 그래서 트라우마를 스스로 인지하고 들여다본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용기 있는 첫걸음입니다.

     

     

    바쁜 일상생활_Ai 이미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트라우마를 스스로 인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지만,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 감정 일기 쓰기: 반복되는 감정의 패턴을 적다 보면, 특정 상황에서 뇌와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 감정 명상이나 바디스캔: 몸의 감각을 관찰하며 자신도 모르게 억눌렀던 감정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 반복되는 관계 패턴 보기: 항상 유사한 방식으로 인간관계가 깨지는 경우, 그 안에 어떤 상처가 숨겨져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고민/명상/상담_Ai이미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만약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혼자서 해결하려 애쓰기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의 불안, 무기력, 과민함
    • 반복되는 악몽이나 과거 장면의 플래시백
    • 인간관계에서의 극심한 회피나 분노 조절 문제
    • 감정이 무뎌지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상태

     

    의식은 오늘을 바라보지만, 무의식은 여전히 과거의 기억 속에서 반응합니다.

     

    그렇다면 비용 부담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망설이는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렴하거나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는 방법

     

     

    • 지역 보건소 정신건강복지센터
      전국 각지 보건소에 부설된 센터에서 무료 초기 심리상담 가능
      우울, 불안, 자살예방, 트라우마 관련 지원 사업 운영

     

    • 청년 대상 심리지원 바우처
      만 19세~34세까지 청년을 대상으로 일부 지자체(서울, 경기 등)에서 최대 10회 무료 심리상담 지원

     

     

    • 비용 부담 적은 앱 기반 심리상담 서비스
      마인드카페, 트로스트, 오늘의 마음 등: 일부 무료 심리검사 및 채팅 상담 제공

     

     

     

     


    마무리: 뇌는 시간을 잊지 않는다

     

     

    트라우마는 단순히 '힘들었던 기억'이 아닙니다. 뇌는 그 순간을 지나간 사건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지금도 위협이 계속되는 것처럼 반응합니다.

     

    우리는 현재를 살지만, 뇌는 과거에 머물러 있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이라도,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도망치지 말고, 감정을 피하지 말고, 잠시 멈춰서 ‘지금 나는 어떤 상태인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스스로를 돌보는 연습은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중요한 건, 그 시간을 일부러 마련하려는 당신의 태도와 의지입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도 좋습니다.

     

    그 용기 있는 시도가, 과거에 머문 뇌를 지금 이 순간으로 천천히 데려오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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